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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지니

어디에 있을까, 5만원 권 발행 10년

한국은행 5만원권 발행 10년



5만원이 태어난지 10년이 지났다. 1만원권 보다 약간 길게 제작되었고 초기에는 황색계열로 5천원권과 비슷해 택시기사가 야간 운전에 골탕을 먹었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왔었다. 이제는 금액으로 보나 발행 잔량으로 보나 가장 중심에 있는 지폐가 되었다. 5만원권이 나오면서 10만원 자기앞 수표는 보기 힘들어졌다. 


 5만원권이 부자들의 저장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었다. 환수율(한국은행 발행 창구를 통해 나갔다 돌아오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은닉자금’이라는 인상은 지우기 힘들다. 마늘밭 사건이 국민들에게 준 이미지도 크게 다가왔고 정치권 뇌물의 전유물이 되기도 했다. 




 

 2009년에 5만원권이 태어난 이유는 ‘1973년생’ 1만원권의 활용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1973년에 비해 1인당 국민소득은 144배, 국내총생산(GDP)은 209배, 소비자물가는 14배가 된 상황이었다. 



 지난달 말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5만원권은 장수로 19억7000만장, 금액으로 98조3000억원이다. 4가지 종류의 은행권이 있지만 5만원권이 장수로 36.9%, 금액으로 84.6%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위치다. 한은의 현금사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거래용 현금의 43.5%,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5만원권은 소비지출에 43.9%, 경조금에 24.6%가 쓰인다.







 환수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한은에서 빠져나간 돈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로는 지하경제 확대를 방증한다는 분석이었다. 수사기관에서는 5만원권이 발행된 2009년 이후 뇌물의 ‘트렌드’가 바뀌었다고 말하곤 했다. 음료수 상자에도 수천만원이 우습게 들어간다는 얘기다. 쇼핑백 하나면 1억원이 전달됐다.




 5만원권과 관련된 뉴스는 수없이 많다. 2011년 전북 김제의 한 마늘밭에서는 110억원 규모의 5만원권 뭉치가 발견됐다. 폭발물 신고가 이뤄진 백화점의 상자, 법조비리 연루자의 대학 사물함, 고액 체납자의 싱크대 밑에서도 5만원권 다발은 등장했다. 국가정보원이 박근혜정부에 건넨 특수활동비도 띠지를 제거한 5만원권 뭉치였다.






 한은에 따르면 5만원권의 환수율은 지난해 60% 후반대로 높아졌고 한다. 한은에서는 5만원권 이전에도 지하경제는 있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세청을 통해 추징금 가운데 5만원권의 비중을 살펴보면 5만원권은 굉장히 일부였고 골드바나 달러화 등 외화, 수표 등이 외려 많았다는 것이다. 


5만원권은 1만원권, 5000원권에 비해 물리적으로 훼손될 여지가 적다고 주장했다. 귀하게 쓰이는 5만원권의 유통 수명은 1만원권(10년가량)보다 길 것으로 추정된다. 5만원권이 상용화면서 기껏해야 2주일쯤 유통되다 일회용으로 폐기되던 자기앞수표는 사라지다시피 했다. 정보 교환, 전산처리, 보관 등 수표 때문에 발생하던 사회적 낭비 요인은 거의 소멸됐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최종)FF.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