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니 미디어

<러스트 앤 본>(De rouille et d’os), 마리옹 꼬띠아르, 마티아스 쇼에나에츠


 <러스트 앤 본>(De rouille et d’os) 은 신파의 멜로물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사랑스럽거나 눈물을 뿜게 하는 장면 없이 안타깝고 애뜻한 사람간의 관계가 있다.


 주인공 알리가 등장한다. 5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벨기에에서 프랑스로 가는중이다. 킥복싱 선수였던 알리는 아내가 갑자기 떠나면서 아들을 양육해야 했고 프랑스에 사는 누나에게 가는 길이다. 다행히 누나 마린과 매형 리차드는 마음이 고운 사람들이라 샘을 맡아주는 것은 물론 알리의 취직 자리까지 알선해준다.



 스테파니는 놀이공원에서 범고래 조련사 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여느때와 같이 놀이공원 행사를 진행하던중 사고가 터져 그녀는 두 다리를 잃고 만다. 그렇게 아끼던 고개가 그녀에게 사고를 일으켰던 것이다. 아직도 몸과 마음이 부적응하고 있는 스테파니가 평생을 같이 해야 할 휠체어와 지낼 수 있을까?



 스테파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어디서나 자신감이 넘쳤고 아름다운 외모와 강인한 체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을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사는 것이 어색한 그녀가 이제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 수 없게 된 것이다.  



 막막해 하던 스테파니에게 그 전날 나이트클럽 분쟁에서 받았던 알리의 연락처가 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알리에게 연락을 하고 이것저것 재는 성격이 아닌 알리는 그녀를 보러 온다.



 그녀의 장애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느사람과 같은 상대로 대한다. 자신은 수영을 할것인데 ... 너는 안하니... 어이없어하는 스테파니. 그러나 그녀도 곧 마음을 먹고 도움을 받아 바다로 들어간다.



 킥복싱 선수였던 알리는 길거리에서 싸움하는 것이 유일한 삶의 목표처럼 보인다. 자신의 몸을 다지고 운동하는 것이 그에게 전부인것이다. 아들에게도 큰 애정이 없어 보이고 스테파니에게도 특별한 애정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삶이라는 것이 이때부터 시작되는 스테파니다. 새로운 환경을 마련하고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기 시작한다. 그녀에게 동료라고 할 수 있는 알리가 있었고, 시작점이 되어줬다.



 그리고 절대로 보이 않을것 같았던 범고래를 만나러 간다. 범고래도 스테파니를 기억한다. 그렇게 둘은 파트너였는데 자신을 불구로 만든것도 이 녀석이다.


 스테파니는 여성으로서 자신감을 찾기 위해 알리와 잠자리를 갖는다. 로맨스한 장면도 아니고 진한 애정신도 아니고 인간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구 중에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았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으로 인해 누나는 마트에서 해고된다. 아무 생각없던 알리도 잘못된 것을 알게 된다. 잘잘못의 구분이 분명하지 않았지만, 스테파니와 만나고 아들과 생활하고 그리고 살아가면서 구분을 하게 된다.



그리고 가출을 한다. 킥복싱 선수로 경기를 준비하던중 아들 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한눈을 파는 사이... 
 샘이 꽝꽝 얼어붙은 강물 속으로 들어가버린다. 그리고 아들이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했는지 알게 된다.

 영화에 빛난것은 두사람이 빚은 연기라고 생각된다. 마리옹 꼬띠아르가 연기한 스테파니는 자신감이 넘치던 미모의 전문직 여성에서 두 다리를 잃어버린 장애인이 되었다. 정말 다리를 잃은 것 같은 연기가 자연스럽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알리역의 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레드 스패로우'에서 비열함을 뿜어내던 모습은 없고 순박하고 머리 안쓰는 역을 소화했다. 돈을 받고 연기를 하면 연기자다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


 <러스트 앤 본>(De rouille et d’os, 자끄 오디아르 감독, 프랑스/벨기에, 2012년, 120분)